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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프로야구단 유치 공약, 정책인가 프로파간다인가

프로스포츠와 지역

by 남산도사 2026. 10. 2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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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거를 앞두고 강원 연고 프로야구단 유치가 공약으로 등장했다. 지역에 큰 스포츠 이벤트가 생기고, 시민들이 함께 응원할 팀을 갖고, 야구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 활력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분명 매력적인 상상이다. 그러나 매력적인 상상과 실현 가능한 정책은 구분되어야 한다.

프로축구는 시민구단이나 도민구단 모델이 제도적으로 존재하고, 하위 리그에서 출발해 상위 리그 진입을 상상할 수 있는 승강제 구조를 갖고 있다. 물론 그 역시 쉽지 않지만, 적어도 지자체가 구단 운영에 관여하는 모델은 이미 존재한다. 반면 프로야구는 기본적으로 폐쇄형 프랜차이즈 모델이다. 프랜차이즈란 단순한 지역연고권이 아니라, 리그라는 닫힌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가맹권에 가깝다. 리그는 신규 가맹권 발급을 통제함으로써 기존 구단의 시장 지위를 보호한다. 메이저리그도, 한국의 KBO도 이러한 폐쇄형 프랜차이즈 모델 위에서 독점적 성격이 강한 산업 모델로 자리 잡아 왔다.

인구 규모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10구단 창단 논의 당시 KBO의 도시연고제는 프로구단 보호지역을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로 제한하는 기준을 적용했다. 춘천은 이 조건에서 매우 불리하다. 강원도 전체 인구를 합치면 150만 명 안팎이지만, 그것은 하나의 단일한 도시 시장이 아니다. 분리된 생활권의 합산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70회가 넘는 홈경기를 반복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산업의 유치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나는 이 공약에 등장한 ‘창단·유치’라는 표현도 걸린다. 창단은 모기업의 결정 사안이고, 유치는 KBO와 기존 구단들이 승인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가맹권의 문제다. 전자의 결정권자는 기업이고, 후자의 결정권자는 KBO와 기존 10개 구단이다. 둘 모두 지자체장의 직접 권한 밖에 있다.

지자체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구단 자체가 아니라, 구단이 들어올 수 있는 조건이다. 경기장, 교통, 주차, 주변 상권, 사용료, 운영권, 광고권 등 구단이 입지할 수 있는 도시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프라와 협상의 영역에 속한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지자체가 직접 결정할 수 없는 일을 마치 정치적 의지로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방식이다. 야구 인프라 확충 공약이라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KBO 1군 프로야구단 창단·유치를 현실적 조건의 검토 없이 선거의 대표 구호로 내세운다면, 그것은 정책이라기보다 프로야구라는 인기 스포츠를 활용한 정치적 선전, 곧 프로파간다에 가까워질 위험이 있다.

사진출처《파이낸셜뉴스》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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