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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Seungbaek Blog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0. 19. 10:37 인류의 생존과 오래달리기 - 달리기를 통해 본 인간의 진화와 적응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고 헬스클럽, 각종 도장, 에어로빅, 탁구장 등을 찾아 스포츠 활동에 열중하던 사람들은 정부의 실내체육시설 운영 중단 권고로 운동할 곳을 잃어야 했다. 운동을 못 하고 집에만 있어 살이 확 찐 사람이란 ‘확찐자’란 신조어도 유행하고 있다. 사람 간 일상적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좋아하던 운동마저 못 하게 되다니 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이런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접촉이란 기준에 부합하면서 스포츠 애호가들에게 구원자가 될만한 스포츠 활동을 소개하자면 단연 달리기일 것이다. 본 고에서는 오래달리기에 관한 인류 진화와 적응의 역사를 살펴본다. ▣ 인류의 오래달리기 선수로의 진화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인간의 신체..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2. 10. 15:21 올림픽 휴전 그리고 중지

스포츠는 경쟁이라는 형식이 만들어내는 서사이다. 그 형식 가운데 무엇을 강조하는지에 따라 승자와 패자 그리고 경쟁이 갖는 의미는 달라진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의 스포츠가 멈춰버린 지금, 코로나가 던지는 궁극의 질문에 올림픽은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고대사회의 제의로서 스포츠와 고대 그리스 올림픽을 탐색해 본다.▣ 삶과 죽음의 은유로서 제의적 스포츠수메르, 이집트, 미케네 등 짧게는 기원전 1000년, 길게는 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문명이 남긴 무덤과 신전에는 레슬링, 복싱, 칼싸움 등 오늘날 격투 스포츠에 해당하는 미술품들이 남아 있다.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드에는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전쟁에서 전사한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추모하기 위해 여덟 가지 스포츠 경기로 ..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2. 10. 15:19 오프사이드는 왜 반칙이 되었나?

VAR이 도입된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레스터의 경기. 최종수비수보다 고작 1.6cm, 발도 아닌 어깨가 앞서 있던 손흥민은 득점하고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스포츠가 선사하는 궁극의 짜릿함은 단연 득점에 있겠지만, 축구는 오프사이드로 인해 전후반 90분을 줄기차게 뛰고도 1:0 심지어 0:0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 경기가 비일비재하다. 다른 스포츠들이 더 많은 득점으로 더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 변화를 마다하지 않는 판국에 축구에는 왜 이렇게 이상한 규칙이 버티고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오프사이드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중세의 마을과 마을, 집단 축구를 벌이다.축구는 수백 년 전부터 영국과 유럽대륙에서 행해오던 여러 집..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2. 10. 14:25 역사적 공간으로서 웸블리 스타디움

영국에서 어떤 가수가 특급인가 아닌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웸블리를 채울 수 있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웸블리를 가득 채우고 콘서트를 열었던 퀸, 콜드플레이, 오아시스, 리아나 등은 그것을 통해 자타가 공인하는 특급 가수가 되었다고.웸블리는 흔히 축구의 성지라고 하는데, 축구 만의 성지는 아니고 럭비의 성지도 웸블리다. 예루살렘이 기독교의 성지이자, 이슬람의 성지인 것 처럼. 웸블리에 '성지'라는 장소성이 부여된 이유가 뭘까. 어느 날 갑자기 축구의 신이 그곳에서 태어나 성지로 선포한 것은 아닐 것이고. 추축컨데, 브리티쉬 홈 챔피언십을 비롯한 FA컵 결승과 같은 구름떼 관중이 모여든, 이 곳에 오랫동안 누적된 기억이 '성지'라는 장소성을 부여했을 것이다. 그래서 옛날 자료를 함 찾아 봤는데, '..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 27. 17:09 '문이 달린' 산

자동차들로 빼곡한 도로, 콘크리트 건물과 공해로 뿌연 하늘, 사람의 길은 자동차 길에 밀려나 버렸다. 그리고 문명에 일상이 얽매인 사람들은 자연 공간으로의 탈출을 꿈꾼다. 그들에게 산은 문명의 각박함에서 벗어나 숨통을 틔우는 ‘자연’이다. 회색빛으로 물든 도시는 푸른빛을 내뿜는 산과 경계해 있다. 그렇기에 자연으로의 입장은 문을 전제한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지가 언제이고, 산에도 무슨 정문이 있느냐고 되물을 수 있겠지만, 일상 속 ‘문명인’에서 ‘자연인’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산으로 향하는 문턱을 지나야 한다. 그러나 문턱을 넘어 자연 공간인 산으로 들어서더라도 이제 또 다른 모습의 ‘문명인’을 요구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한다.다음은 한 주간지에 실린 산악동호회의 모습이다. 문명과 경계를 이룬 ..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 27. 17:08 도시 공간 테니스장의 소멸

1789년 6월 20일 프랑스, 평민을 대표하는 제 3신분의 국민의회는 베르사이유 궁전의 테니스 코트 건물에 모여 프랑스에 새로운 헌법이 생길 때까지 연대하고 저항할 것을 약속했다. 테니스코트의 서약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프랑스 대혁명의 시발점이었고, 테니스장은 근대 민주주의가 촉발된 장소였다. 그러나 오늘날 테니스장에 대한 장소성으로 민주주의 혹은 자유, 평등, 박애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부르디외는 그의 저작 구별짓기에서 테니스가 클럽과 같은 사적인 전용장소에서,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한 시간에 정해진 파트너와 비교적 폐쇄적으로 이루어지는 스포츠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복장, 매너, 페어플레이, 스포츠맨십 정신과 같은 형식적이고, 의식적인 측면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테니스를 전형적인 상류계급 ..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 27. 17:06 역사적 공간에 대한 추억: 동대문운동장

역사의 공간은 집단적 기억을 남긴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아직까지 동대문야구장을 추억한다. 그곳은 산업화 시대 사회적 이동의 열풍 속에 도시로 몰려든 지역의 사람들이 고향의 고교 야구팀을 응원하고, 학원스포츠의 순수함과 열정에 열광하며, 자긍심과 향수를 느꼈던 추억의 스포츠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동대문운동장은 1925년 10월 15일 일제가 경성운동장이란 이름으로 지은 근대 초기의 건축물이다. 건축 당시 이곳은 일본의 고시엔 다음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였다. 이곳에서 식민지 조선의 가장 큰 체육행사였던 ‘연보전’(연희전문-보성전문)과 경평축구가 열렸고,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의 노제(1926년)가 지내졌다. 비록 일제가 자신들의 왕자의 결혼을 기념해 건립했다지만 일제강점기 동대문운동..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 18. 13:04 서평: 왜? 세계는 축구에 열광하고 미국은 야구에 열광하나

스포츠의 사회문화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왜 전 세계가 열광하는 축구가 유독 미국에서는 뿌리를 내리지 못했으며, 초강대국 미국의 대표 스포츠 야구는 어째서 세계화에는 실패했을까?"란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이에 관한 가장 진부한 답으로 자본의 논리를 드는 경우가 많다. 야구를 비롯한 미국의 인기 프로스포츠가 광고 노출에 유리한 구조를 가진 반면, 작전타임 한 번 없이 45분을 진행하는 축구는 적합지 않다는 것. 즉, 돈이 지배하는 미국에서 축구는 적절한 스포츠가 아니며, 야구는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미국문화의 상징이란 정도의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기만 할까? 프로스포츠산업에 대한 자본의 관심이 미국에서만 적용될 리 만무하며, 야구가 제 1의 프로스포츠로 각광받는 일본은 미국과는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