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0. 19. 11:15
세상에서 가장 비싼 법규
골프는 상류계급의 스포츠이다. 골프의 신이 강림하여 골프에다 “상류”라고 새겨 놓은 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골프가 “상류”이라는 의미를 획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비즈니스를 위해 접대라도 할라치면 클라이언트를 어떻게 모셔야 하나. 왕처럼 모셔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골프장에 모시고 가 ‘그와 나’만의 공간에서 라운딩을 돌며 사적인 친밀관계를 싹 틔우고, 좋은 음식을 대접한 후 룸 살롱에 모시고 가 도장을 “꽝”하고 찍어야 비로소 비즈니스가 성립한다. 그래서 비즈니스 업계에 “사장님 언제 골프 한 번 치시죠”란 말은 있어도 “사장님 언제 탁구 한판 치시죠”란 얘기는 없는 것이다. 그 때문에 평생 축구나 차던 사람도 뭔가 로비라도 하려면 스크린 골프라도 배워야 하는 것이고, 게이트볼이나 치던 ..
선수의 권리와 노동
2026. 10. 19. 11:12
김연경이 흥국생명으로 복귀한 이유: 경쟁 균형과 선수 권리 사이의 줄다리기
김연경이 국내 리그로 돌아왔다. 지난 2009년 일본 진출 이후 터키와 중국리그를 거쳐 11년 만이다. 계약을 체결한 팀은 2005년 입단했던 흥국생명. 가는 곳마다 우승을 몰고 다녔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로 성장한 김연경의 한국 무대 컴백이 프로배구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하지만, 국가대표 주전 레프트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까지 보유한 흥국생명에 김연경까지 가세하면서 자칫 뻔한 승부가 되지 않을까란 우려도 있다. 그렇다면 김연경은 데뷔한 지 15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서 드래프트에 참여하거나 자유계약 선수로 복수 구단과 협상을 하지 않고, 왜 흥국생명으로 돌아가야만 했을까. 본고에서는 김연경을 묶어 놓은 보류조항을 중심으로 선수의 권리와 경쟁 균형의 모순적 조화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본다. 보류조..
스포츠와 정치경제
2026. 10. 19. 11:00
재일(在日) 선수! 국민주의의 경계를 넘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세 명의 소녀가 있다.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일본 학생, 흑인 혼혈 학생 그리고 재일조선인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피부색 때문에, 입고 다니는 치마저고리 때문에, 낯선 시선에 휩싸이고, 일본인인지, 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끊임없이 질문받는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의 위치에서 생기는 정체성의 혼란들, “나는 누고일까?”, “무엇이 부족한가?”, “이대로 괜찮은 걸까?”. 지난달 선보인 나이키 일본 광고 “You can’t stop us(sport)”의 내용이다. 광고는 많은 논쟁을 촉발했다. 여전히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만연해 있는 일본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의견과 광고가 일본 사회의 현실을 과장했다는 비판과 함께 나이키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었다. 그러나 집단 괴롭..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0. 19. 10:57
코로나 휴업지원금, 탁구장은 왜 못 받았나?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법률을 통해 본 체육시설업의 분류와 그 맥락
코로나 사태로 헬스클럽, 수영장, 태권도장 등 각종 스포츠 시설업의 피해가 막심하다. 지난 3월부터 정부는 다중실내체육시설에 대해 3차에 걸친 운영·중단 권고 조치를 내렸다. 이 지침에 따라 대부분의 실내체육 시설은 약 한 달 보름가량 사실상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그리고 코로나 2차 대유행이 퍼지고 있는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영업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매달 건물임대료와 전기세, 수도세 등 지출해야 할 고정비는 한둘이 아닌데, 정상적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 상황. 코로나19는 현장의 영세 스포츠 관련 시설업자들을 폐업의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내체육시설의 경영난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내놓은 대책이 이른바‘코로나 휴업지원금’이다.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일정 기간 휴업을 이..
프로스포츠와 지역
2026. 10. 19. 10:55
코로나 시대 무관중 경기와 홈 어드밴티지
코로나 시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프로스포츠 관중석의 모습은 낯설고 기이하다. 팬들의 열기는 간데없고, 무관중 경기나 제한적 관중 입장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응원단은 팬들의 사진이나 모니터를 걸어 놓고 응원가, 박수 소리, 함성 등 각종 음양 효과를 틀어댄다. 사람도 없는 썰렁한 경기장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일까. 아마도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의 열렬한 응원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홈팀 선수들의 경기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본고에서는 코로나 시대 프로스포츠의 한 단상으로서 홈 어드밴티지와 관중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홈 어드밴티지에 관한 고전적 주장들 종목 불문, 홈경기의 승률이 어웨이 경기의 승률보다 더 높다는 소위 홈 어드밴티지에 관한 주장은 많은 연..
스포츠 윤리
2026. 10. 19. 10:49
고의 패배(tanking): 도덕과 실리의 아노미
2019년 3월 8일 남자배구 V리그 마지막 6라운드 경기, 당시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은 KB손해보험과 승점은 같지만, 다행히 다승에서 뒤져 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었다. 잔여 경기로 KB손해보험은 한 경기, OK저축은행은 두 경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OK저축은행의 안정적 꼴찌를 위해선 두 경기 모두에서의 패배가 절실했다. 그리고 얼마 전, 해당 경기에서 OK저축은행 구단 고위 관계자가 단장에게 고의 패배를 지시한 구체적 정황이 밝혀졌다...... 도대체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건가. 우승이 아니라 꼴찌를 하기 위해 패배가 절실한 상황이고, 구단 고위 관계자는 고의 패배를 지시했다니. 이유는 꼴찌를 해야 다음 시즌 드래프트에서 구슬뽑기로 결정하는 1순위에 대한 확률을 높일 수 있고, 외국인 선..
학생선수와 학교운동부
2026. 10. 19. 10:46
대학선수가 뛸 수 없는 대학리그전 : 여자대학농구 U리그, 경력선수 출전 금지 규정 철폐해야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 우승과 전국체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P대학은 올해 여자대학농구 U리그에 참여하지 않았다. 팀의 주축인 프로와 실업 출신 선수들의 대회 참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농구연맹 U리그 대회 규정 은 “여자 대학팀의 프로 및 실업 출신 선수 보유는 자유지만 대학연맹이 주최, 주관하는 대회는 참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5년부터 한국대학농구연맹 주관 대회 경력선수 출전 못 해!경력선수들 대부분은 고교 졸업 후 프로와 실업에서 뛰었고, 은퇴 후 대학에 진학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연맹은 프로와 실업에서 뛴 경험 있는 선수들이 대거 대학리그에 유입될 경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고, 특정 팀의 전력이 강해져 전력 평준화에 걸림돌이 될 ..
선수의 권리와 노동
2026. 10. 19. 10:44
KBO와 야구협회 간 협정서, 무엇이 문제인가! : 선수 개인의 권리 위한 제도개선 시급
스물한 살 동철씨 이야기.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한 이래 동철씨의 꿈은 줄곧 프로야구 선수였다. 프로무대에 설 모습을 꿈꾸며 매일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고등학교 3학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지명되지 못했다. 재도전을 기약하며 체육특기생으로 진학한 대학, 그가 경험한 대학은 프로선수를 준비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학업과 운동의 병행, 비정기적인 경기 스케줄, 무엇보다 60여 명이 넘는 선수 스쿠드는 신입생에게 기회조차 허락하지않았다. 주전으로 뛰어야 기록이 남고, 경기에 나가야 스카우터의 눈에 띈 수 있을 것 아닌가. 졸업까지 4년, 병역마저 해결하지 못한 그에게 프로의 길은 아득하기만 했다. 결국, 대학을 중퇴한 동철씨는 경기도의 한 독립야구단을 찾았다. 한 해 동안 이 팀이 속한 독립리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