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스포츠
2026. 2. 10. 14:19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중계 유감
남북 단일팀으로 결성된 팀 코리아가 예선 1차전에서 스위스에 8 대 0, 스웨덴에 또다시 8 대 0이란 스코어로 패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기대도 많았던 단일팀이 연이어 패하자 구름 위에 떠 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열심히 열을 올리던 중계진마저 결과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를 쏟아 냈습니다. SNS를 통해 알 수 있는 대중의 반응도 "거봐라.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하니 이 꼴 나는 거다, 뭐 하러 단일팀을 만들어 이 망신을 떠나." 뭐 이렇습니다. 물론 남북 단일팀 자체로 의미가 있는데 승패가 무슨 상관이냐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북한의 올림픽 참여를 무척이나 환영하고, 공동 입장, 공연단 방문도 지지하지만, 급작스러운 단일팀 결성은 좀 멀리 나갔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번 예선..
스포츠와 정치경제
2026. 2. 10. 14:17
올림픽! 국가가 먼저냐 개인이 먼저냐
https://youtu.be/S86MpzLi0oE 영화 불의 전차에서 수록된 곡입니다. Five Circles는 다섯 개의 링, 곧 오륜기를 의미합니다. 1924년 파리 올림픽을 배경으로 영국의 육상 선수들이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평에는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과 스포츠 정신이 살아있는 감동의 명작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명작이죠. 나 이거 30주년 OST도 샀잖아. 근데 이 작품의 에릭이 주일성수를 위해 일요일 경기출전을 포기하고, 귀족 출신 린지가 400m 출전 티켓을 에릭에게 양보한다는 휴머니즘이 명작을 만들어 주진 않습니다.이 영화를 통해 1924년 당시 올림픽이 이미 국가 간의 치열한 헤게모니의 각축장이었고,이 전문적이고 과학적으로 훈련하는 전문 선수들이 등장했다는 것, 즉 국가주의와 프..
스포츠와 정치경제
2026. 1. 27. 17:11
국력 전시의 장, 전국체육대회
최근 전국체육대회는 중계 카메라에 비쳐지는 텅 빈 지방 공설운동장 관중석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시들해진 열기와 참가선수들 만의 잔치로 전락한 느낌이다. 그러나 제3공화국시절 전국체전은 한 해 국가 행사 중 가장 성대한 것이었다. 이영만(2006.10.18)의 글은 당시 전국체전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체력이 국력’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한 해의 최고행사는 10월의 청명한 가을빛 속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전략 속에 고장을 대표하는 건각들은 대회 수개월 전부터 합숙을 하며 필승을 다짐했고 시·도 선수단들은 승리를 위해 무리한 스카우트전까지 감행했다. 체전 개최 도시는 행사를 빛내기 위해 여대생 또는 여고생을 동원하여 화려한 카드섹션과 매스게임 등을 준비했다. 임명직..
스포츠와 정치경제
2026. 1. 27. 17:10
체력은 국력이다’라는 말의 함의
한 제약회사의 TV 광고에 등장했던 배우 남궁원의 "체력은 곧 국력입니다"란 말을 기억할 것이다. 이는 박정희 시대의 스포츠-체육의 의미를 가장 잘 비유하고 있다. 이 말은 5․16 직후 추진한 ‘재건국민운동’의 슬로건으로 등장하였는데, 당시 재건국민운동본부는 국가재건최고회의 산하에 속해있었다. 이 운동이 추진한 내용을 살펴보면 ① 용공중립사상의 배격 ② 내핍(耐乏:어렵고 가난함) 생활의 여행(勵行:힘써 행함) ③ 근면정신의 고취 ④ 생산 및 건설의식의 증진 ⑤ 국민도의의 앙양 ⑥ 정서관념의 순화 ⑦ 국민체위의 향상 등 이었다(국가기록원, 2011.06.21). 이처럼 재건국민운동은 반공이란 이념적 기반 위에 도덕적 청교도주의를 표방하였는데, 당시의 군사정권의 이 같은 파퓰리즘에 입각한 각종 조치들은 처..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 27. 17:09
'문이 달린' 산
자동차들로 빼곡한 도로, 콘크리트 건물과 공해로 뿌연 하늘, 사람의 길은 자동차 길에 밀려나 버렸다. 그리고 문명에 일상이 얽매인 사람들은 자연 공간으로의 탈출을 꿈꾼다. 그들에게 산은 문명의 각박함에서 벗어나 숨통을 틔우는 ‘자연’이다. 회색빛으로 물든 도시는 푸른빛을 내뿜는 산과 경계해 있다. 그렇기에 자연으로의 입장은 문을 전제한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지가 언제이고, 산에도 무슨 정문이 있느냐고 되물을 수 있겠지만, 일상 속 ‘문명인’에서 ‘자연인’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산으로 향하는 문턱을 지나야 한다. 그러나 문턱을 넘어 자연 공간인 산으로 들어서더라도 이제 또 다른 모습의 ‘문명인’을 요구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한다.다음은 한 주간지에 실린 산악동호회의 모습이다. 문명과 경계를 이룬 ..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 27. 17:08
도시 공간 테니스장의 소멸
1789년 6월 20일 프랑스, 평민을 대표하는 제 3신분의 국민의회는 베르사이유 궁전의 테니스 코트 건물에 모여 프랑스에 새로운 헌법이 생길 때까지 연대하고 저항할 것을 약속했다. 테니스코트의 서약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프랑스 대혁명의 시발점이었고, 테니스장은 근대 민주주의가 촉발된 장소였다. 그러나 오늘날 테니스장에 대한 장소성으로 민주주의 혹은 자유, 평등, 박애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부르디외는 그의 저작 구별짓기에서 테니스가 클럽과 같은 사적인 전용장소에서,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한 시간에 정해진 파트너와 비교적 폐쇄적으로 이루어지는 스포츠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복장, 매너, 페어플레이, 스포츠맨십 정신과 같은 형식적이고, 의식적인 측면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테니스를 전형적인 상류계급 ..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 27. 17:06
역사적 공간에 대한 추억: 동대문운동장
역사의 공간은 집단적 기억을 남긴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아직까지 동대문야구장을 추억한다. 그곳은 산업화 시대 사회적 이동의 열풍 속에 도시로 몰려든 지역의 사람들이 고향의 고교 야구팀을 응원하고, 학원스포츠의 순수함과 열정에 열광하며, 자긍심과 향수를 느꼈던 추억의 스포츠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동대문운동장은 1925년 10월 15일 일제가 경성운동장이란 이름으로 지은 근대 초기의 건축물이다. 건축 당시 이곳은 일본의 고시엔 다음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였다. 이곳에서 식민지 조선의 가장 큰 체육행사였던 ‘연보전’(연희전문-보성전문)과 경평축구가 열렸고,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의 노제(1926년)가 지내졌다. 비록 일제가 자신들의 왕자의 결혼을 기념해 건립했다지만 일제강점기 동대문운동..
스포츠 윤리
2026. 1. 27. 17:02
다이어트와 운동선수의 체중조절
상업화된 다이어트와 미시권력의 작동미시적 규율 하에 작동하는 다이어트의 핵심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결핍’, ‘불안’에서 시작하여, 스스로를 감시하고 통제하도록 하는 ‘자기 비난’과 ‘죄책감'과 같은 도덕 감정이다. 과체중이 “건강에 해롭다”는 이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기서의 초점은 비만이 건강에 해롭다란 의학 지식을 수용한 개인이 결핍과 불안으로 부터 시작하여 자기 비난과 죄책감에 시달리게 하는 사회적 기제의 작동 방식이다.가령 건강/의료/피트니스과 같은 상업화된 산업에서 제시하는 다이어트는 "내가 내 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같은 자문을 곧 “몸을 배려하고 보살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건강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부족한 사람이란 자책감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