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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Seungbaek Blog

스포츠와 정치경제
2026. 10. 19. 10:41 박연차, 나이키 그리고 지구 자본주의

며칠 전 박연차 회장이 별세하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자 박연차 게이트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태광실업 회장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오디오 태광 에로이카를 생각했었지만, 그는 신발산업 종사자였고, 나이키 신발을 만들어 많은 부를 축적했다. 그의 재산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데, 작년 기준 1조 916억 원, 한국 부자 38위다.박연차의 태광실업은 1980년부터 나이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60년대 나이키가 처음 ‘블루리본 스포츠'란 이름으로 장사를 시작했을 때, 세계 신발 시장의 패권은 아디다스랑 푸마가 양분하고 있었다. 필 나이트도 아디다스 같은 모델을 동경했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낮은 단가로 신발을 생산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신발도 잘 만들고, 생산 단가도 낮출 수 있는 회사를 찾..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10. 19. 10:37 인류의 생존과 오래달리기 - 달리기를 통해 본 인간의 진화와 적응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고 헬스클럽, 각종 도장, 에어로빅, 탁구장 등을 찾아 스포츠 활동에 열중하던 사람들은 정부의 실내체육시설 운영 중단 권고로 운동할 곳을 잃어야 했다. 운동을 못 하고 집에만 있어 살이 확 찐 사람이란 ‘확찐자’란 신조어도 유행하고 있다. 사람 간 일상적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좋아하던 운동마저 못 하게 되다니 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이런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접촉이란 기준에 부합하면서 스포츠 애호가들에게 구원자가 될만한 스포츠 활동을 소개하자면 단연 달리기일 것이다. 본 고에서는 오래달리기에 관한 인류 진화와 적응의 역사를 살펴본다. ▣ 인류의 오래달리기 선수로의 진화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인간의 신체..

프로스포츠와 지역
2026. 10. 19. 10:35 호날두 노쇼 사태의 본질

호날두 노쇼 사태 이후 전 국민적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집단 소송전이 이루어질 듯하고 80%의 사람들은 향후 호날두를 응원하지 않을 것이라 얘기하고 있다.근데 생각해보면 선수의 동의 없는 45분 의무 출전이란 계약이 성립할 수 있을까? 나는 선수가 구단과 계약관계에 있다고 해도, 구단이 선수의 경기 출전을 강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출전에 대한 결정권이 구단에 있는지 선수 개인에 있는지의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선수에게도 경기 출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이 경기는 프렌들리 매치였고 = 호날두의 경기 출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높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경기였고,유벤투스는 호날두의 동의 없이 45분 출전 조항에 사인을 했고 = 자신들의 권한 밖에 ..

스포츠와 젠더
2026. 10. 19. 10:26 래디컬 관점과 프라이드 하우스

문화적 규범이든, 제도이든, 사회의 모든 장치들은 그 자체로 생각의 틀을 반영한다. 그것은 체계이며 관념을 규정하는 굴레이다. 모든 종목의 참가 자격을 남성과 여성으로 명확하게 구분하는 오늘날의 스포츠는 젠더의 분극화를 고착시키고 각각의 성 역할을 공고케 한다. 자유주의 관점에서 여성의 스포츠 참여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윤리적 가치였다면, 래디컬 한 관점에선 "인위적으로 규정할 수 없는" 한 명의 개인을 인정 가능하고 설명 가능한 남성과 여성이란 뚜렷한 존재로 구분함으로써 스포츠가 생산해 내는 그 수 많은 관념에 어떻게 도전하고 허물 것인가에 새로운 윤리적 가치가 있다. 나는 프라이드 하우스가 스포츠를 통해 공고해지는 젠더의 관념에 의문을 던지고, 그 틀을 부수고,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힐..

스포츠와 정치경제
2026. 2. 10. 15:22 손흥민은 되고, BTS는 안 된다? 국가대표 운동선수 병역특례와 정체성의 정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병역특례 대상인 손흥민이 지난달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퇴소하였다. 손흥민은 대체복무요원으로 편입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이에게 병역이 의무로 지워지는 징병제 사회에서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예외, 본 고는 운동선수 병역특례에 대한 간단한 역사와 그 수용에 관한 집단적 심리를 탐색한다. ▣ 병역특례, 누구에게 주어져 왔나? 병역특례 제도는 196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 병역자원의 잉여 현상에서 비롯되었다. 징집 인원은 많았지만, 그 자원을 충분히 관리할 능력도 비용도 부족했던 당시 정부는 군인들을 산업현장의 노동력으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제정된 것이 1973년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197..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2. 10. 15:21 올림픽 휴전 그리고 중지

스포츠는 경쟁이라는 형식이 만들어내는 서사이다. 그 형식 가운데 무엇을 강조하는지에 따라 승자와 패자 그리고 경쟁이 갖는 의미는 달라진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의 스포츠가 멈춰버린 지금, 코로나가 던지는 궁극의 질문에 올림픽은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고대사회의 제의로서 스포츠와 고대 그리스 올림픽을 탐색해 본다.▣ 삶과 죽음의 은유로서 제의적 스포츠수메르, 이집트, 미케네 등 짧게는 기원전 1000년, 길게는 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문명이 남긴 무덤과 신전에는 레슬링, 복싱, 칼싸움 등 오늘날 격투 스포츠에 해당하는 미술품들이 남아 있다.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드에는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전쟁에서 전사한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추모하기 위해 여덟 가지 스포츠 경기로 ..

스포츠 역사와 공간
2026. 2. 10. 15:19 오프사이드는 왜 반칙이 되었나?

VAR이 도입된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레스터의 경기. 최종수비수보다 고작 1.6cm, 발도 아닌 어깨가 앞서 있던 손흥민은 득점하고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스포츠가 선사하는 궁극의 짜릿함은 단연 득점에 있겠지만, 축구는 오프사이드로 인해 전후반 90분을 줄기차게 뛰고도 1:0 심지어 0:0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 경기가 비일비재하다. 다른 스포츠들이 더 많은 득점으로 더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 변화를 마다하지 않는 판국에 축구에는 왜 이렇게 이상한 규칙이 버티고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오프사이드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중세의 마을과 마을, 집단 축구를 벌이다.축구는 수백 년 전부터 영국과 유럽대륙에서 행해오던 여러 집..

스포츠 윤리
2026. 2. 10. 15:18 두 시간 장벽을 깬 마라톤화 그리고 기술 도핑 논쟁

지난 2019년 10월 케냐의 마라토너 킵초게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마라톤 2시간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공식 대회는 아니었다. 기록 달성을 위한 이벤트 대회였다. 날씨, 코스, 장비 등 모든 조건을 기록 달성을 위해 최적화시켰고, 킵초게와 함께 41명의 페이스메이커가 번갈아 뛰며 레이스를 도왔다. 대회 직후 시선은 킵초게가 신고 뛴 나이키 사의 마라톤화 ‘베이퍼플라이’에 쏠렸다. 이 기록이 과연 인간 노력에 의한 성취인지 아니면 장비 덕택인지 궁금증이 발동했기 때문이다.나이키 사의 마라톤화가 처음 논란이 된 건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메달을 획득한 킵초게를 비롯해 모든 메달리스트가 베이퍼플라이의 전신 격인 브레이킹2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마라톤화를 착용했다. 이 마라톤화를 분..